[ESPN] 필 존스 : 아 진짜 너무하네
유럽축구연맹(이하 UEFA)은 지난 7월 31일 필 존스에게 유럽클럽대항전 2경기 출장 정지 징계와 5,000유로의 벌금을 부과했다. 존스가 5월 24일 있었던 유로파리그 결승전 직후 도핑 검사 담당관에게 모욕적이고 직접적인 욕설을 사용했고, 도핑 검사 절차를 존중하고 협조할 의무를 위반했다는 게 징계 사유였다.
하지만 존스는 UEFA의 징계가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1일 'ESPN'과 만난 존스는 UEFA의 징계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두 경기 출장 정지 징계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믿기지 않았다. 조금 가혹하다. 상대 다리를 부러뜨리는 태클을 한 선수도 한두 경기 출장 정지를 받는다. 내가 규정을 따르지 않았다면 이해하겠지만, 나는 규정을 따랐다."
"규정에 완벽하게 응했다. 소변 검사도 했고, 혈액 검사도 했다. 30분 동안의 검사도 받았다. 그러자 검사관들이 '남기고 싶은 말이 있나요?'라고 물었고, 나는 없다고 답한 뒤 방을 빠져나왔다."
"그들은 지금까지 도핑 검사를 하며 훨씬 심한 경우도 봤을 거라고 확신한다. 나도 그런 경우를 봤다. 해당 선수의 이름을 대지는 않겠지만, 그들은 아무 징계도 받지 않았었다."
"내 욕설에 대해서는 성명문을 통해 사과했다. 다들 직장에서 그런 욕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누구라도 그런 상황에 놓였다면 내 심정을 이해했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사용한 표현이 부적절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검사관에게 직접 그런 표현을 쓰지는 않았다. 그의 눈을 쳐다보며 그런 얘기를 하지도 않고, 그가 이렇다느니 저렇다느니 하는 얘기도 하지 않았다."
"지금에 와서 그때 일을 다시 떠올려본다. 내가 벌금을 받을만 했나?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두 경기 출장 정지가 내려지는 건 약간 이상한 면이 있다."
존스는 검사관에게 부적절한 표현을 쓴 것은 팀 동료들과 함께 맨체스터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려던 자신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결여됐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75분 정도에 나와 블린트가 도핑 테스트를 받을 거라는 소식을 들었다. 의사가 우리에게 말해줬다. 그건 얼마든지 괜찮았다. 예전에도 수 차례 그런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경기가 끝난 직후 도핑 검사실로 향했다. 드레싱룸에 들어가는 건 허용되지 않았지만, 그것 역시도 괜찮았다."
"일반적으로 도핑 검사실에 들어가면 서명을 하고, 동행자가 따라붙는다. 내가 뭘 하는지 지켜볼 사람 말이다. 그러면 드레싱룸으로 돌아가서 휴대전화를 챙기든 뭐든 할 수 있다. 뭔가를 마셔도 되고 말이다. 그런 뒤에는 검사실로 돌아간다."
"하지만 당시는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었다. 우리는 동네 축구 대회에서 우승한 게 아니라 유로파리그에서 이제 막 우승한 참이었다. 그런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1년 내내 정말 열심히 훈련했는데 '너는 네 팀과 함께 축하할 수 없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일지 모두가 알 거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경기가 끝나면 맨체스터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배너를 들기로 계획했었다. 우리가 맨체스터 팀이기에, 맨체스터에 연고를 둔 팀이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내게는 그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나는 규정을 완벽하게 따랐고, 소변 샘플과 혈액 샘플도 제공했다. 그런데도 두 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에 대한 이의 제기가 이 이상 길어질 것 같지는 않다. 징계로 챔피언스리그 바젤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 도핑 검사관 입장(기사에는 없는 내용입니다.)
* 당시 도핑 검사관은 팀원들과 자축하러 검사실을 나가겠다는 존스에게 '일단 샘플부터 제공하고 나가라'고 했더니, 존스가 화를 내며 "이런 빌어먹을 일을 하는 당신은 도대체 무슨 빌어먹을 생각이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 이에 검사관은 '이건 UEFA 규정이고, 그걸 지키는 게 나의 일'이라고 말했음에도 존스가 계속 "당신은 어떻게 이런 빌어먹을 일을 할 수 있냐"고 했고, 존스에게 진정하고 그만 욕하라고 하자 "당신과는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 그러면서 이 검사관은 UEFA 규정대로라면 세 경기 출장 징계가 내려져야 하지만, 규제위원회에서 당시의 상황을 감안해 두 경기로 징계 수위를 낮춰준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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