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황제 폐하는 너무나 유약하십니다. 그에 비해 진류왕 유협 전하께서는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영특한 분이십니다. 또, 죽은 선황제가 현 황제가 아닌 진류왕으로 대통(大統)을 잇게하려고 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습니다. 하 태후와 죽은 대장군 하진이 공모하여 죽은 선황제의 진류왕 전하로 대통을 잇게하는 진짜 유조(遺詔)를 감추고 현 황제를 옹립했다고 여론을 형성해서 폐가입진(廢假立眞, 가짜를 폐하고 진짜를 옹립한다.)을 주도하는 것입니다.”
“폐가입진(廢假立眞)이라…….”
사실 동탁도 북망산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현 황제가 너무나 유약하다고 생각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반면에 그의 동생인 진류왕 유협은 어린 나이에도 자신의 앞에서 너무나 당당하게 지시를 내렸다. 동탁도 그때 황제로 진류왕이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었다.
동탁은 이유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폐가입진을 명분으로 현 황제를 폐하고 진류왕을 옹립하라고 권하자 크게 마음이 동했다.
“현재의 황제를 폐위시키고 진류왕 전하를 황제로 옹립하면 주군께서는 공신(功臣)이 되시는 것입니다. 그러면 현 황제를 내세우던 하 태후와 조정 대신들에 맞서서 우위를 점하게되니 어느 누가 주군의 권위를 넘보겠습니까?”
황제를 옹립한 공신의 작위를 받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는 이유의 말에 뜻을 굳혔다. 진류왕 유협이 총명하고 영특한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아무리 영특해도 아직 어린애였다.
어린 아이가 아무리 영특한들 무엇을 하겠는가? 자신이 어린 황제를 끼고 천하를 호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 정원을 도모하는 것과 맞물려서 일을 진행하겠군.”
“예. 폐가입진을 주장하면 하진의 심복을 자처하던 정원은 자기 병주의 병력들을 믿고서 주군께 반기를 들 것입니다. 그때…… 후후후!”
“흐흐흐흐! 역시 문화도 좋지만 문우(文優) 자네의 계략이 더욱 내 마음에 쏙쏙 들어온단 말이지. 하기사 그래서 내가 사위로 삼은 것이 아니겠는가?”
황궁의 한 전각(殿閣)에서 하늘이 놀라고 땅이 흔들릴 음모가 완성되어졌다. |